 |
||
| ▲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았던 1970년대까지 감만동 지역민의 식수를 담당했던 감만동 옹달샘을 주정식 씨가 가리키고 있다. 현재 옹달샘은 주 씨 집 안에 위치해 있다. | ||
70년대까지 공동우물로 사용
지역 젖줄로 주민사랑 한몸에
상수도 보급으로 역사 뒤안길
현재 건물 속 자리 명맥 유지
“깊은 산 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요의 한 마디다. 재개발 바람이 한창 불고 있는 감만동에도 이러한 옹달샘이 있었다. 그것도 집 안 한가운데에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감만동 본 도로에서 유창그린아파트를 향해 오르다 보면 동네 목욕탕이 나온다. 바로 그 곁에 옹달샘이 있는 집이 있다.
감만1동 205-35번지(양지골로 113번길 48-6)에 위치한 옹달샘의 주인은 주정식(66)씨다.
그는 지난 1974년 이곳으로 둥지를 튼 이후 지금까지 생활해 오고 있다. 처음 그가 감만동으로 이사왔을 때만 해도 주위에 건물이 없었다고 한다.
“미나리꽝이었지요. 주위에 건물이라고는 없었어요. 그리고 논과 밭이 조금 있었고, 사람의 왕래도 많지 않았습니다. 80년대를 전후해 주위에 건물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우물이라고는 지금 있는 옹달샘이 전부였습니다.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탓에 자신은 물론 이웃들이 이곳 옹달샘물에 의존해 생활했다. 현재 버스종점이 있는 곳에서도 옹달샘 물을 약수라 여기고 매일 물을 길러 날랐을 정도였다. 한마디로 감만동의 젖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정식 씨는 우물을 곁에 두었다는 이유로 조그마한 구멍가게 이름도 옹달샘 슈퍼로 이름을 지어 두 자식을 길렀다.
“군 제대하고 구멍가게급 슈퍼를 개업하게 됐지요. 그때 상호를 옹달샘 슈퍼라고 명명했습니다. 덕분에 장사도 쏠쏠하게 잘 됐구요. 두 자식을 잘 키울 수 있었습니다. 옹달샘이 저희 가족에게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24시간 개방을 했습니다. 새벽이고 늦은 밤이고 물을 뜨기 위해 오는 이웃들로 늘 붐볐던 것 같습니다”
옹달샘은 마을의 안녕과 주민들의 안식을 비는 기도처로도 유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물 주변으로 작은 부처상이 놓여 있었고 무속인들이 찾아 촛불을 늘 켜뒀었다고 한다.
하지만 옹달샘은 상수도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그 역할이 점차적으로 축소됐다. 집을 지으면서 우물도 파는 경우도 많아 옹달샘은 이래저래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갔다.
주정식 씨는 이를 안타깝게 여겨 우물 뒤편에 옹벽을 치고 집을 달아냈다. 그래서 집안에 샘이 있는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지름 1m 남짓하고 사람 가슴팤 깊이의 우물은 지금도 물이 끊임없이 샘솟고 있다. 온도도 사시사철 일정하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고 주정식 씨는 얘기한다.
주정식 씨는 개개발이 좋은게 좋다지만 옹달샘을 보존하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사실 옹당샘은 감만동 사람들을 먹여 살린 젖줄이나 다름 없잖아요. 어차피 재개발은 해야 하지만 이 우물은 상징적으로라도 보존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형국 기자 ord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