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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본 세상과 삶의 방식 공감 얻고 싶어”

기사승인 2022.10.26  21: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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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습니다/ 시내버스기사 한세영 시인

   
▲ 한세영 시인의 첫 번째 시집 표지.

첫 시집 ‘어느 버스기사…’출간
경험 생각 담은 80여 편 시부림
시는 삶의 의미, 희망 나누고파



시내버스 기사가 바라본 세상은 어떨까.

버스기사 시인으로 알려진 한세영이 지난 25일 그의 첫 번째 시집 ‘어느 버스기사의 시부림’(도서출판 빛누리 190P)을 펴냈다.

시집은 1부 마음테크, 2부 시부리는 버스기사, 3부 소소한 삶, 4부 작음 바람 등 4부로 나눠져 있으며 모두 80여 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한세영 작가는 시집을 통해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과 삶의 방식 등에 대해 공감을 얻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세영 시인을 만난 것은 가을 햇살이 제법 따갑게 쏟아지던 10월 어느 날 문현동 곱창골목이었다.

하늘색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한 시인의 첫인상은 동네 아저씨처럼 푸근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다짜고짜 왜 시집이냐고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공감(共感)하고 싶었다고 얘기한다.
“첫 시집을 펴내게 된 것은 내 생각을 알리고 내가 바라본 세상과 사람들, 그리고 삶의 방식에 대해 공감을 얻고 싶어서입니다. 막상 출판사로부터 시집을 받고 보니 독자들의 공감이 무척 기다려지는 게 사실입니다”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시집 ‘어느 버스기사의 시부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부탁했다.

역시도 빠른 대답이 돌아왔다.
“모두 4부로 나눠진 시집은 그동안 습작한 작품을 엄선했어요. 1부 마음테크는 수년 전 펴냈던 수필집 ‘마음따라 달라지는 삶’을 시어로 재탄생 시킨 것으로 감사를 통한 긍정적인 삶을 얘기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여기서 마음테크는 재테크, 세테크 등과 같이 행복추구를 위해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관리하고 바르게 하는 기술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2부 ‘시부리는 버스기사’는 버스기사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을 작품화 한 것으로 계몽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커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인 그는 답변을 이어갔다.
“3부 소소한 삶은 자연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을 작품화 한 것이며 4부 나의 바람은 사소한 말투만 바꿔도 살만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평소 소신을 밝힌 것입니다.

책 제목 중 ‘시(詩)부림’이라는 알 듯 말 듯 한 단어에 대해 그는 ‘시부림=시를 짓다’로 규정했다.
“시부림은 ‘시를 짓다’ 또는 나누다, 전하다 돌려주다 등 다양하게 풀이할 수 있는 신조어입니다. 또한, 의미 없이 헛소리처럼 지껄이다라는 극단적인 다른 의미도 있기도 합니다. 이 시집에서 사용된 시부림이란 말의 대표적인 의미는 전자의 시를 짓고 표현한다 등이고, 버스기사라는 직업의 특성이 가미되어 역설적으로 헛소리를 지껄이다 라고도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시집을 통해 나의 희망이며 목표인 시를 감히 부렸습니다. 무작정 시를 부려보았습니다. 길지도 짧지도 화려하지도 촌스럽지도 그렇다고 해서 특별하지 평범하지도 않은 지나 온 삶에서의 경험과 생각과 사람들과 세상을 바탕으로 시인의 마음, 시인의 눈을 열어 세상을 보고 생각하며 시를 부렸습니다“

딱딱한 질문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다소 무거워졌다. 그래서 가볍게 첫 시집을 낸 소감을 물었다.

그는 자신의 시가 세상에 알려지게 돼 기쁘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대학전공이 도서관학입니다. 전공과목 중에 분류와 목록이라는 과목이 생각나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동안 써 놓았던 여러 시를 이번에 분류하고 정리해서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학창 시절의 지난 일기장을 읽는 듯한 부끄러움도 있었고, 스스로 대견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제 저는 학예회에서 글짓기 발표를 앞둔 어린이의 마음으로 설레고 긴장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세상에 저의 시를 소개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시집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에 대해 그는 ‘그날이 오면’을 손꼽았다.

그날이 오면
                              한세영

그날이 오면 뭘 하고 싶냐가 물으신다면
펑펑 울 거라고 답할 거요

아무도 오지 않는 숲속 작은 폭포를 찾을 거요
그리고 앉아서 펑펑 울거요
시냇물 소리, 폭포 소리를 숨어서
목 놓아 꺼이꺼이 울거요

눈물 콧물 다 쏟아내 꺼이꺼이 울거요
내장을 다 쏟아내듯이 울거요
목이 쉬도록 후회 없이 울어 볼거요

지난 시간들
지난 사람들
지난 아픔들
굳이 끄집어내지 않아도 눈물로 느낄 거요

기뻐하는 님의 손을 꼭 잡을 거요
하지만 그 앞에서는 절대로 울지 않을 거요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을 거요
도리어 웃으며 고맙다 말할 거요
사랑해줘서 고맙다고 말할 거요

그날이 오면
뭘 하고 싶냐고 물으신다면,
그동안 참았던 내 눈물을 다 쏟아 낼 거라고 말할 거요

그리고는 나 자신에게 술 한 잔 올릴 거요


한세영 시인에게 시란 무엇일까.

그는 새내기 시인에게 시는 도전이고 삶이며 그것은 결국 기대이고 희망이라고 얘기한다. 이제 한 작가에게 시란 삶의 의미가 됐다.

문뜩 한세영 시인이 추구하는 작품세계가 궁금해졌다.

한 시인은 ‘공감’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읊조렸다.
“저는 시를 쉽게 씁니다. 어려운 단어나 문어체적인 말보다는 일상의 언어와 일상의 느낌으로 시를 짓습니다. 제가 잘 알지도 못하는 시어들을 자랑하듯이 늘어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시를 공감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누구라도 읽으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잘 알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시를 부리려 합니다. 시가 저에게 희망이고 기대이듯이 저는 긍정적이고 희망찬 시를 만듭니다. 감사의 마음 가득 담은 시로써 독자들에게 행복을 드리고 싶습니다.”

햇살이 기울면서 좁은 골목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한 시인은 옷깃을 여미며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애기로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모든 부분은 기적입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 마음을 시를 통해 나눠드리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

   
▲ 시내버스 기사 시인으로 잘 알려진 한세영 작가가 핸들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영 시인은 지난 2018년 12월. 가톨릭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현재 소속되어 활동하는 단체는 없고, 혼자서 시를 짓고 있다.

한 시인은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작품으로 승화, 독자들과 공감하고 있다는 평을 들으며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도서관학과를 나온 그는 부경대학교 도서관에서 교육공무원으로, 양산시청에서 지방직공무원으로 두 번이나 공직에 몸 담았었다. 이후 10여 년간 보험관련업에 종사하다가 부산·경남 관공서와 기업체, 대학 등에 출강하는 강사생활을 오랫동안 했다. 몇몇 대학에서는 외래교수와 겸임교수를 역임하면서 열정적인 강의를 했었다고 한다.

국회 입법고시 2차 출제위원과 (사)한국평생교육협회 부산시지부장을 역임하고, 부산KBS 홈페이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등 황금기를 누렸다. 그러던 중 인생 후반기를 맞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 전혀 몰랐던 분야인 운수업계에서 마을버스와 시외버스, 관광버스 등을 두루 섭렵하고, 2020년부터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현재 재직 중이다.

그는 오늘의 자신을 한마디로 기적이라고 규정한다. 그래서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성형국 기자 ord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오륙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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