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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오륙도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

기사승인 2024.01.02  16: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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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오륙도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

 

■시 부문 가작1

    푸날라우 베이커리

                             신재화

팔장을 끼고 조화造化로운 정원으로 나온다. 어깨와 어
깨 사이 매듭이 풀릴 때 옷소매로 팔이 나오지 않았다.
사라진 팔을 찾아 서성거리는 곳, 빅아일랜드에 나는 가자.

여보 조심히 다녀오세요.

남편이 먹다 남은 커피잔과 어제 구워 팔다 남은 빵
부스러기를 치운다. 이른 새벽 발렛 일 나가는 남편의
입술은 바다향 품은 시큼한 코나 커피 향으로 가득하다.

화산을 먹어야 한다

음, 여보 오늘은 주말이라서 바빠질 거야 (나빠질 거야)

한쪽 뺨에 키스를 한 후, 손해를 본 건 뺨일까 입술일
까, 궁금함으로 나는 가자, 빅아일랜드의 빅브라더처럼,
한 손에 알로아 포즈를 취한 다음 차에 오른다. 빅매치
가 종을 울린다.

두 볼 상기된 발렛 아내

코나 커피 향 가득한 엉덩이 스텝을 치며 빵 구우러
버려진 부엌으로 나는 향한다. 복화술- 속옷 바람으로
대문 밖으로 쫓겨나던 소녀의 입안 구체를 말한다. 돌돌
녹여 먹는다. 나는 움직일 수 있는 관절만 사용하면 된
다. 비겁한 말이 저주의 말을 낳을 때마다 사라진 팔뚝
이 움직인다. 소녀들의 관절을 숨긴 아버지, 한 움큼 금
발의 나라로 가자, 눈썹이 하나 둘 질식이다.

차량 많은 주말 거리를 뚫고 가풀막을 향하여 머리에
는 빵을 이고 간다. 화산 속에 사라진 팔을 던지고 내일
의 팔짱은 내일로 가자.

 

 

 

■시 부문 가작2

     거울 뉴런

                  박기준

봄빛이 창문 틈에 끼여 헐떡거리던 거실
거울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강남스타일 노래에
아빠의 말춤을 따라 하는 천사
거울이 춤을 춘다

어머니의 늘어진 하품이 할머니 품으로 들어간다

텔레비전 귀여운 여인을 바라보며
햇살 품은 얼음같이 녹아내리고
웃음이 전염되어 온다

지옥의 문에서 향기가 솟아나고
나락의 늪에서 꽃이 피고
도파민이 만든 또 다른 세계

천지를 집어삼킬 듯 휘몰아치는 광풍
문장 속에 고립된 작은 집
식량처럼 줄어드는 단어와 안개처럼 사라지는 감정

버리지 못해 잊지 못하는 것
기억으로 포화한 행간
기록되지 않은 기억은 불완전하여 믿을 수가 없다

태곳적부터 모방의 천재
닮고 싶어 하는 욕망, 세포가 필사하는 시
늙은 베르테르가 어설픈 시어에 잡혀
시인 흉내 내다 심연 속으로 사라진다

광장 속의 거울
옆으로 늘어선 나를 흘끔 쳐다본다
나의 모습은 진짜일까

노을 낀 망각보다 무서운 거울 뉴런
깨진 거울, 부서진 조각마다 내가 갇혔다

자폐, 시

 

 ■시조 부문 당선작


       특별하다는 것

                         전이안(전영숙)

불은 한 순간적 천둥 벼락 회색 무기
열기가 식어갈 쯤 태양의 파편들은
금강석 잘 벼린 날에 푸르른 빛 섬광이다

불은 냉혈 동물이다 그건 뱀의 붉은 혀
강철머리 치켜들고 차오름 본능으로
차갑게 얼어 있다가 솟구치는 줄이다

불은 당당하고 여걸보다 더 강직한
한 시점 포착하여 해맑게 거듭나서
일어난 뜨거운 꽃들 물의 꽃보다 깔끔하다

 

 

■동시조 부문 가작

           

      무지개

                     이영숙


한바탕 울고 나니
하늘이 환했어요

깨끗하게 청소한
숲과 숲 머리 위로

해맑은 일곱 빛깔의
꽃길이 생겼어요

 

■디카시 부문 가작1
           

            쉼표

                        전현주

 

   
 

    꽃길도 가시밭도
   지나오니 아득한 꿈

   끝 모를 생 앞에서
   잠시 누리는
   무위의 순간

 

  ■디카시 부문 가작2


             네거리

                                남대희

 

   
 


우리는 이미
거대한 메모리 칩 속
데이터의 존재로 살고 있는지도 몰라!

 

  

 

●당선소감


나를 되돌아보는 변곡점의 글

#시 부문 =“예술적 경험 속에서 예술가는 자기 사진을 객관적 대상으로 만나게 된다.”라는 조루조 아감벤의 말이 떠오릅니다.

   
▲ 신재화

‘보고 듣고 깨달은 것들’의 직관에서 한 발 짝 물러선 자아적 관찰자의 관점에서 사물을 해석하려는 고통의 밤이 길었습니다.
그만큼 ‘詩’ 쓰기는 저에겐 무모한 도전이었고 시의 모양도, 시의 내심도 종잡을 수 없는 허상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백이나 틈을 느끼고 싶을 땐 시집을 만지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내 안의 이야기들을 모두 토해 내고 난 뒤에야 자아를 객관화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번 응모한 작품들은 이 사회의 한 사람의 딸로서, 한 사람의 어머니로서,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나를 되돌아보며 자아와 화자의 거리를 두기 시작하는 변곡점의 글들입니다. 페미니즘이나 선민의식의 발로는 한 조갂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저의 글 선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시대의 구성원으로서 나를 객관화하여 볼 수 있는 첫 단추임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지역 문학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열심히 쓰고 기억하고 아파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충남 보령 화산리 선산에 35년째 계신 어머니 아버지께 당선 소식을 전합니다.
(신재화)
 

글로써 풍경화 그리는 설레임

#시 부문 = 가난했던 중고등학교 시절, 차비를 아껴가며 헌책방에서 시집을 사서 읽었습니다. 삶이란 무엇이지? 에 대한 물음에 해답이 나오리라 생각했습니다.

   
▲ 박기준

같은 질문을 한 친구와 2년을 삶과 죽음과 존재 이유에 대해 끝없는 질문을 하고 문학에서 답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뜻이 통해 의형제를 맺고 ‘밥 먹고 사는 게 먼저이다’라는 어설픈 정의를 내고 각자의 길을 갔습니다.
그렇게 시는 노을 낀 망각보다 무섭게 거울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30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난 후 그 친구가 시집을 보내왔습니다. 그렇게 시는 다시 저를 찾아왔습니다. 모처럼 내리는 함박눈의 숨소리가 느껴지는 점심에 당선 소식을 받았습니다.
’세상은 하나의 풍경이다. 미리 그려진 풍경이 아니라 하나하나 내가 그려야 할 풍경이다. 그 풍경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글을 시로 만드는 작업이다.’ 김부회 시인님의 가르침대로 삶과 자연과 인간을 시의 중심에 놓고 글로써 풍경화를 그려 볼 생각입니다.
시를 놓고 싶을 때마다 따뜻한 격려를 해 주시는 김부회 선생님, 김신영 교수님 고맙습니다. 글향동인 문우들, 국민일보 신춘문예회 회원들, 그리고 언제나 나의 곁을 사랑으로 지켜주는 아내, 그 밖의 가족들 고맙습니다. 부족한 저의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오륙도 신문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오륙도 신문이 빛나도록 더욱 노력하는 시인이 되겠습니다.
(박기준)

 

꿈이 오더니

#시조 부문 =겨울다운 한파가 살을 파고 들던 날, 칼바람은 살판 난 듯 빈 도심을 휘젓고 있었다. 

   
▲ 전이안

그런 속에서도 구세군은 딸랑딸랑 손종을 치며 도움의 손길을 구하고 있었다. 자선냄비에 작은 마음을 보태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휴대폰의 진동을 느꼈다. 한 시대가 낳은 불안의 망설임.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신춘 당선이란 통보에 순간 움직일 수 없는 겨울 나목이 되었다. 갑자기 며칠 전 꿈이 떠올랐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의 광채를 가진 구슬이 기어코 내 품으로 들어왔었다. 좋은 소식을 미리 알려준 것이리라.
‘글을 쓰고 싶다’라는 마음과 ‘글을 쓰지 못할 것 같다’라는 마음 사이에서 많은 시간을 방황했다. 그 갈증과 갈등의 끝에서 만난 것이 시조였다. 정형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주어진 규율 속에서 누리는 자유로움. 적소에 맞는 단어를 썼다고 느낄 때의 기쁨, 그것은 엄청난 매력이었다,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지금껏 길 잃지 말라고 등불이 되어 주시는 부모님, 태원, 도원 두 아들, 예쁜 아가 현소를 안겨준 며느리 경희, 모두 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다.
심사위원님! 고뇌하는 삶, 그것만이 인사겠지요. 감사합니다.
(전이안 본명 전영숙)

 

해맑은 아이 마음으로…

#동시조 부문 = 시를 습작하다가 문득 어린아이의 감성으로 풋풋한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 이영숙

자꾸만 어른의 시선으로 멋지게만 쓰려 하니 아이의 맑은 언어가 멀기만 했지요.
아이 마음이 되어 한 편 두 편 쓰다 보니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저 스스로가 예전 어린 시절로 돌아가 추억에 잠기기도 합니다.
글을 쓰는 동안은 마음이 해맑은 아이가 됩니다.
온 대지가 얼어붙은 날 날아든 소식에 아이처럼 웃어봅니다.
2023년을 마무리하며 받게 된 선물, 더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선하여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리며, 늘 응원해 주시는 어머니, 제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이영숙)

 

 

삶에 다정한 이름 붙여 나갈터

   
▲ 전현주

#디카시 부문= 전현주 작가님이십니까?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대답을 주저하는 저를 대신해 오랜 시간 동안 시인을 꿈꾸던 그 시절 여고생이 목소리를 냈습니다. 오륙도 신문 덕분에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매 순간 제 이름을 불러주는 당신들을 생각하며, 디카시를 통해 삶에 다정한 이름 붙여 가겠습니다.
(전현주)

 

 

 

 

 디카시, 감동의 예술문학으로…

#디카시 부문 = 번잡한 네거리 위로 함박눈이 꽃잎처럼 내리는 날이다.

   
▲ 남대희

사무실 창문으로 매일같이 내려다보이는 네거리, 끊이지 않는 자동차들의 행렬과 경적 소리,
가물거리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의 풍경이 여전히 익숙하다.
저 네거리를 석고로 뜨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아마 빅 브라더의 거대한 심장일 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석고 대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흡사 메인보드 메모리 칩이다. 자동차와 사람들이 데이터(data)로 들랑거리고 있다.
도시의 네거리마다 빅 브라더의 심장 소리가 쿵쾅거리며 들려올 것 같다.
새로운 문학 장르로 떠 오른 디카시로 상을 받게 되어 참 기쁘다.
디지털이 일상화된 세상에서 부정적인 빅 브라더의 공포가 아닌 디지털카메라와 시(詩)의 결합이 재미있는 문학 놀이를 넘어 아름답고 감동적인 예술문학으로 승화되고 발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상을 주신 오륙도 신문사와 신춘문예 관계자, 그리고 심사위원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남대희)

 

 ●심사평

#시 부문= 신춘문예는 문학 지망생에게는 모두가 설레는 자리이면서 선망의 대상이 되는 자리이다. 그러기에 이를 심사하는 심사자들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예심을 통과해 올라온 작품을 여러 번 읽으면서 이들이 표출하는 내용들이 모두가 오늘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심사자들은 여기서 한두 가지 조건을 더 염두에 두었는데 가장 유념한 것은 신인다운 패기와 도전 정신이었다.
다음으로는 이 시인이 시 창작을 하는데 얼마만큼 지속가능한 정신을 가지고 있느냐 였다. 단순히 작품만을 보고 다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기준을 놓고 볼 때 다음의 두 작품에 눈길이 갔다. 하나는 신재화 씨의 「푸날라우 베이커리」였고 다른 하나는 박기준 씨의 「거울 뉴런」이었다.
「푸날라우 베이커리」는 오늘을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과 꿈이 부부를 통해 가볍고도 상쾌하게 전개되고 있다. 생업에 쫓기는 그리 밝지만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긍정의 메타포가 생기있게 시상을 이끌어가고 있다. 모더니티를 지향하면서도 비판보다는 화해의 동일화를 추구하고 있는 점이 주목되었다.
「거울 뉴런」의 작품을 통해 시적화자는 “지옥의 문에서 향기가 솟아나”는 세계를 보여준다. 이 시적 상상력은 그리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흡입력이 있다. 광장에 만약 어마하게 큰 거울이 있어 거기에 우리의 기억들이 재생된다면 광풍과 작은 집과 감정 사이의 어느 모습이 과연 우리의 참 모습일까? 정상의 말 흐름을 방해하면서 시적화자의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점이 두 작품에서 다 새롭다. 문제는 틈 사이가 잘 맞지 않아 삐꺽거림이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조만간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을 하였다. 두 작품을 가작으로 밀어 올린다. 정진을 바란다.

〈심사위원: 예심 최성경(문학박사), 류호국(시인) ‧ 본심 이지엽(경기대 교수, 문학평론가, 대표집필)〉

 

#시조 부문= “기존 관념의 파괴가 시조의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했다.”
시조는 율(律) 안에서의 자유를 만끽하는 최상의 장르이다. 이번 오륙도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에는 200여 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다. 한마디로 경연의 대장정을 연상시켰다. 작년에 비해 약진한 작품군을 만날 수 있었다. 그 귀결점은 독자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수사(修辭)의 시대’ 의 서막이었다. 바로 <오륙도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이 그 ‘수사의 시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오륙도신문 신춘문예>의 시조부문 당선작으로 선정된 전이안의 시조 「특별하다는 것」의 시적 울림 속에는 시인의 강렬하고 고매한 ‘불’의 활어(活語)가 용솟음치고 있어 ‘수사의 북(Book) 콘서트 시대’ 속에 깃든 감동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오랜 논의와 검증 속에 시조부문의 마지막까지 거론된 작품들은 전이안의 「특별하다는 것」, 임정봉의 「아우성 존댓말」, 손성자의 「어촌이 사라지고 있다」 등의 작품이었다. 저마다 장인정신과 비유할 수 있는 세련된 자기 미학과 독특한 컬러를 가진 우수한 작품군을 형성하고 있었다.
전이안의 「특별하다는 것」은 기존의 관념을 뛰어넘는 실험정신이 가득한 수작이었다. 일명 ‘불’의 노래로 세상을 물들이는 매력적인 활어(活語)의 결정판이었다. 한정판 ‘불의 서곡’이 특별한 하모니를 통해 짧고도 강한 여운을 남기고 있었다. 함께 보내온 「0과 0.1의 관계」란 작품이 이 작가의 역량을 뒷받침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임정봉의 「아우성 존댓말」은 우리 사회의 모순과 괴리를 파헤치면서 존재적 자기 자각을 통해 자유의 가치를 회복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사회적 진단 프리즘을 통해 토해내는 입체적 언어의 질감으로 우려내고 있었다. 손성자의 「어촌이 사라지고 있다」 는 서정시조의 지평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을 담보한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4수가 아닌 3수로 줄여 완결미를 갖추었다면 이 작품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음을 밝힌다. 4수 중장 ‘점 점점 텅 빈 섬은 지도에서 사라져’라는 직서적 표현이 오히려 이 작품의 완성도를 만드는데 걸림돌로 작용하였다.
결국 실험정신의 최종 지향점인 감동의 카타르시스(Catharsis)를 생산해내고 있는 전이안의 「특별하다는 것」을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신춘문예 공모 규정에 의해 아깝게 선외 처리된 분들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전함과 동시에, 이번 오륙도신문 신춘문에 시조부문에 당선된 수상자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심사위원: 정유지(문학평론가, 경남정보대 디지털문예창작과 교수)〉


#동시조 부문= 동시조는 동심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조와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동시조는 동심을 바탕으로 한 것이나 엄연한 문학성을 담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시조와 결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동시조에서의‘동심’은‘어른이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간 상태의 동심’ 즉 상상 속의 동심이지만 향유 대상이 어린이로부터 어른에 이르는 전 연령층이다 보니 어른이 어린 시절의 자기로 돌아가 찾아내는 구태의연한 소재는 버려야 한다. 다시 말해 폭 넓은 연령층의 공감을 이끌어내려면 어떤 글보다도 가치로우면서 새롭고 산뜻 해야 한다.
이번에 응모된 200여 편의 동시조를 동심과 문학성 담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꼼꼼하게 들여다 보았다. 소재가 진부한 작품, 동심이 들어있지 않은 작품, 이미 다른 문인들이 쓴 작품과 이미지와 내용이 닮아 있는 작품, 문학성을 담보하지 못한 작품을 제외시키다 보니 최종적으로 남은 작품이 이영숙님의 <무지개>와 장철호님의 <새싹 알람>이었다. 두 편 모두 단수 작품이나 다른 연시조 작품보다 소재의 참신성, 문학성, 주제의 선명성이나 가치로움 면에서 두드러졌다. 그러나 동심이 더 담겨 있고 시어 또한 전 연령층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쓴 이영숙님의 <무지개>를 최종적으로 꼽는다, 그러나 보내온 다른 작품들이 당선이라는 선을 넘지 못해 당선작 없는 가작을 선하기로 심사위원 모두 일치된 생각을 보였다.
전국적으로 200여 편의 동시조 작품에 응모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2025년에는 더 우수한 작품으로 만나 뵐 것을 부탁드린다.
〈본심: 최성경(문학박사, 오륙도신춘심사위 이사장)〉



#디카시 부문= 디카시는 디지털 환경 자체를 시쓰기의 도구로 활용한 디지털 시대의 최적화된 새로운 시 양식이다. 기존의 브레히트 류의 사진시와는 달리, 디카시는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감흥을 찍고 5행 이내로 짧게 언술해서 SNS로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는 극순간 멀티언어예술로 디지털 시대정신을 가장 탁월하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가이면서 독자이고 독자이면서 작가인 프로슈머가 가장 선호하는 시의 장르가 디카시라 할 수 있다. 디카시는 본격문학이면서도 생활문학으로 하루가 다르게 확산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향유하는 우리 모두의 문학, 국민문학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근자에 디카시는 글로벌 문화콘텐츠로서 한국을 넘어 해외에 한글과 한국문화를 알리는 K-리터러처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륙도신문이 생활문학의 글로벌 존인 국제도시 부산에서 디카시 부문을 신춘문예에 도입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오백여 편의 응모작 가운데서 최종 거론된 작품은 강미희의 「택배기사」, 황금모의 「임무교대」, 남대희의 「네거리」, 전현주의 「쉼표」로, 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지만 디카시로서 일정한 성취를 보인다.
강미희의 「택배기사」는 달팽이를 오브제로 설정해 압축된 언술로 생의 실존을 환기하고, 황금모의 「임무교대」는 빼어난 영상미와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지만, 모더니티가 우세한 남대희의 「네거리」와 형이상학적 깊은 성찰을 보이는 전현주의 「쉼표」를 오륙도신문 신춘문예 디카시 부문 공동 가작으로 선정한다.
남대희의 「네거리」는 디지털 정보화 사회의 부품화, 사이버보그화 돼 가는 비정적 인간의 모더니티를 탁월하게 표착함으로써 디카시의 전위성을 드러냈다. 전현주의 「쉼표」는 나무 위에 잠시 깃든 새의 머리 방향과 시선이 과거로 향하는 포즈로, 무한한 우주 속에 던져진 한계적 존재로서의 생에 대한 철학적 사색과 형이상학의 인식이 두드러져 사유의 깊이를 느끼게 했다
〈심사위원 예심: 최성경(문학박사), 정유지(디카시평론가) ‧ 본심: 이상옥(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오륙도신문신춘문예기념사업회 ord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오륙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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